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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엄마 출산후기

조산원에서 출산한 만세 엄마 입니다 ^^*

벌써 두 달 정도 시간이 지났네요. 늦었지만 자연 출산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이 참고가 되실까 해서 글 남겨봅니다~

#계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전 처음부터 아이를 위해 자연주의 출산을 결심했던 건 아니였어요. 아이를 가진 걸 알았을 때 기쁜 것도 잠시, 출산의 공포가 생기더군요.

노산에 초산이라 내가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내가 출산이란 걸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출산후기를 찾아보고 주위에서 출산 한분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지금 생각하면 참 쓸데없는 짓이었네요^^;)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게 너무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자연주의 출산을 알게 되었고 집에서 가장 거리가 가까운 온누리 조산원에서 첫 상담을 받게 되었어요. 식이 요법과 운동 방법, 태교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셨어요. 덕분에 임신 기간 동안 체중 관리는 어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첫 상담은 무료라는데 놀랐네요ㅎㅎ

처음에는 남편은 병원이 아닌 곳에서 출산하는 것에 반대했고 저조차도 의사가 없이, 무통 한번 안 맞고 출산할 수 있을까...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상담 이후에도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름 자연주의에 관한 책도 찾아 읽고 자연주의 카페 글도 읽고 조산원에서 가르쳐 주신대로 몸관리도 하면서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주의 출산을 하겠다고 마음이 바뀌게 된 경우에요.

처음에는 모성애도 부족하고 힘들어지는 몸때문에 뱃속의 아이를 미워한적도 있었는데 자연주의 출산을 준비하면서 부족하지만 조금씩 모성애를 키워 나갔어요. 그리고 막달이 다가올수록 꼭 자연주의 출산으로 아이를 낳겠다고 생각으로 나름 열심히 몸관리도 하고 정신수련(?)도 했습니다.

처음엔 '겁많은 네가 병원도 아닌데 자연분만 할 수 있겠느냐,주변에서도 자연분만하는 경우가 드물더라'고 하던 남편도 같이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공부하면서 '너도 자연분만 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줬네요. 출산 때도 둘라 역할을 잘 해주었습니다.

#출산과정

이슬을 본지 이틀만에 출산 했어요.

첫 이슬을 본 후 원장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일상생활 하면 되고 배운 운동하면서 잠을 잘 자도록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통증에 좀 둔한 편이고 초산은 진통이 천천히 온다고 해서 남편과 시간을 보내면서 통증을 기다렸는데 오원장님과 홍원장님이 중간중간 진행사항이 어떤지 확인하러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주말이라 남편하고 마트에 가서 출산 때 먹을 간식도 사고 최후의 만찬(?) 도 즐기면서 출산을 기다렸어요. 첫날은 별 통증을 느끼지 못했고 이튿날 오전 이슬을 다시보고 저녁부터 진통이 왔습니다. 오원장님께서 카톡으로 진통 주기를 체크해서 알려 달라고 하셨고 어플로 체크한 결과를 말씀드렸더니 진통이 7~8분으로 진행되면 조산원으로 출발하라고 하셨어요.

새벽 4시에 드디어 조산원으로 도착했습니다. 가정출산을 하고 싶었지만, 제가 출산 도중 소리를 지를 것 같아(저희 아파트는 방음이 좀 안되는 편이라;;) 조산원에서 아기를 낳기로 결정했거든요. 홍순교 원장님이 차로 이동하는게 출산 때 오히려 도움이 될거라고 조심히 오라고 전화도 주셨네요. 조산원에 도착하자 홍순교 원장님이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고 내진을 할거냐고 물어보셨어요. 원하지 않으면 안해도 되지만 아기가 얼마나 내려왔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하자고 하셔서 내진을 진행했어요. 내진 결과 3cm 정도 열렸다고 앞으로 한시간~한시간 반마다 1cm씩 열린다고 보면 된다고 하셨고 아이가 잘 내려올 수 있도록 운동을 3시간 정도 도와주셨어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이 편안해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렇게 운동 후 1시간 정도 잠을 청했던 것 같네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힘주기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ㅎ. 진통은 홍순교원장님과 남편이 옆에서 같이 마사지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그런지 버틸만 했는데 힘주기는 정말 힘들더라구요. 5시간 정도 힘주기를 했는데 남편 말로는 제가 힘주다 말하다 자다 그랬다네요;; 중간중간 홍순교 원장님이 귤이랑 초콜렛도 먹여주시고 빨대에 꽂아 물도 먹여주시던게 기억나네요. 아기 심박수도 확인해 주시구요. 비몽사몽간에도 아기가 잘못 될까 걱정이 많았는데 아기도 건강하고, 이런 응원을 받으면서 아기를 낳는다는게 참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도 못하겠단 말은 하기 싫더라구요. 그 정도 정신은 있었나봐요ㅎㅎ 그렇게 한참 힘주기를 하는데 오원장님께서 아기 머리가 보인다고 머리가 새카맣게 나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보고 한 번 만져보겠냐고 물어보셨는데 당시에는 무섭고, 상황을 끝내고만 싶어서 싫다고 말씀드렸네요. 얼른 꺼내달라고ㅎ 그리고도 쉽게 아기가 나오지 않았어요. 계속 아기 머리가 나왔다 들어갔다 했는데 오원장님이 한 번 만져보라고 다시 이야기하셨어요. 그리고 그 땐 저도 무슨 생각이었는지 아래로 손을 뻗어 아기 머리를 만졌는데 말랑하고 따듯하게 느껴지더라구요.그리고 진짜 아기가 나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만 더 힘내서 얼른 이 아기를 낳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나고보니 그러라고 원장님이 아기머리를 만지라고 하셨던거 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아기 머리가 나왔습니다. 후루룩~아기 몸이 나오는게 느껴졌고 제 배위에 아기가 턱하니 올려졌습니다. 아이가 올려지는 순간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더라구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지만 꾹 참았습니다. ㅎㅎ 나중에 홍순교 원장님께 들으니 남편도 울컥했다고 하더라구요ㅋ

그리고 후처치를 받았습니다. 태반이 빠져나오지 않아 약 처방을 받았어요. 아기를 자연출산으로 나았고, 아기와 제 안전을 위해 필요할 경우 의료개입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방을 내려주신 것에 대해 오히려 믿음이 갔어요.

그렇게 제 출산은 끝나고 예쁜 아들을 얻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어느 누구나 겪는 경험이었을 거에요. 죽을 힘을 써서 아기 낳는 거요. 다만 저의 경우는 힘주기를 오래 해서 병원이었다면 제왕절개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답니다.

# 출산 이후

출산 후 저는 인터넷 후기로만 읽던 "출산 후 세시간도 안되 걷고 밥먹는 산모"가 되었습니다.ㅎ 오원장님께서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주셔서 점심, 저녁 두끼를 먹고 왔네요. 저녁 시간이라 차가 막힌다고 저녁까지 살뜰히 챙겨주셨어요. 다시 한 번 따듯한 대우 감사드립니다. 밥을 먹고 조산원에서 쉬다가 아기를 안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믿기지 않더라구요. 새벽엔 내 뱃속에 있던 아기를 그 날 밤 제 품에 안고 남편과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이후 아이와 제 상태를 확인하러 집에도 직접 저희 집으로 방문도 해 주시고 모유가 부족하다고 말씀드리니 수유 방법이나 마사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셨답니다. 지금도 궁금한게 있으면 유선 연락을 드리고는 해요.

# 소감

자연주의 출산을하고 제가 얻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인것 같아요.

남편에 대한 믿음, 그리고 제 자존감.

지금도 남편에게 육아가 힘들다고 종종 짜증을 부리지만, 남편이 있었기에 출산도 육아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두려워하는 순간마다 같이 있어주고 응원해 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남편이 이 글을 읽을지 모르겟지만;;) 남편과 같이 아기를 낳은 것 같아요. 출산을 하고 이젠 정말 가족이 된 기분입니다.

그리고 가장 크게 얻은 건 출산을 통해 얻은 자존감인 것 같아요.

걱정 많은 저는 언제나 일이 안될까 전전긍긍하거든요. 출산을 준비하면서 순조로운 출산이 되길 열심히 바랬고 그리고 해낸 것 같아요! ㅎㅎ 진통을 잘 참아내길, 아기가 자리를 잘 잡으면서 와주길, 양수가 먼저 터지지 않길, 진통하는 동안 아기의 심박수가 떨어지지 않길, 태변을 보지 않길..출산 도중 병원으로 갈 일이 없길..모든 게 이뤄진 기분이에요. 뭔가 해낸 기분이고 이렇게 건강하게 나와준 아기를 얻은 제가 행운아인 것 같은 기분까지!

출산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이기에 제 출산이 더 고통스러웠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아직도 자연주의 출산을 해낸 경험이 제게 특별하기는 하네요~^^* 병원이었다면 포기하고 말았을 거란 생각을 많이 해요. 주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출산을 할 수 있다는게 새삼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긴시간,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 해주시고, 아기 태명도 불러주시고 편한 마음으로 출산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오재숙 원장님, 홍순교 원장님 두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모든 고통(?)을 함께 해준 남편, 건강하게 나와준 우리 아들에게도 너무 고맙습니다.

닭살 돋지만..ㅎ,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온누리와 첫 만남

처음이라 모르는 것부터, 함께 이야기해요.

아직 출산 방법을 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지금의 고민을 듣고,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 안내해 드립니다.